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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Qi (何琦)의 중국적 성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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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중국에서도 기독교 미술로 전시회도 가끔씩 열리고 있지만 이전에는 그렇지 못하였다. 삼자교회라고 정부에서 허락한 공식적인 교회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기독교 신앙은 금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모지에서도 He Qi와 같은 기독교미술 작가가 나타나게 된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하겠다.
He Qi는 1950년에 남경에서 출생하였다. 문화대혁명 기간에는 지방에 내려가 노역에 종사하면서 모택동의 초상을 그리기도 하였다. 1988년에 처음으로 주님을 만나 기독교 주제의 작품을 그리기 시작하였으며 1992년에는 중국 본토에서는 최초로 기독교미술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후에는 남경의 신학대학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현재는 미국에서 거주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He Qi의 성화들은 인물들이 대개 중국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스라엘의 자연이나 풍물을 배경으로 하지 않고 중국적인 자연이나 풍물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이색적이다. 중국인들이 즐겨하는 강렬한 붉은 색을 자주 사용하고 있으며 인물들 또한 약간의 변형이 가해져 코믹한 모습들을 하고 있다. 이렇게 자국의 인물들로 자국의 풍물 속에서 기독교 주제의 그림을 그리는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 기독교 미술에서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He Qi, 가나의 혼인잔치, 2001, 작가 소장
그의 많은 작품들 중에서 여기서는 가나의 혼인잔치와 부활 후에 무덤 앞에 이른 세 여인을 그린 두 점만 보고자 한다. 위의 <가나의 혼인잔치>는 이전에 유럽에서 많이 그려지던 주제인데 여기서는 중국인의 집안에서 일어난 사건과 같이 표현되고 있다. 앞에는 두 남녀가 술통에 술을 붓고 있는데 술독에 주(酒)라고 한자로 쓰여 있다. 위에는 신랑과 신부가 함께 술잔을 들고 있는데 위스키 잔을 들고 있는 것이 코믹하다. 신부의 오른쪽에는 희(囍)라는 한자가 쓰여 있고 왼쪽에는 중국식 등이 달려 있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여기서 작가는 이 오래된 주제를 완전히 중국식으로 바꾸었는데 하나하나의 인물들과 사물들을 밝고 화려한 채색으로 처리하였으며 인물들이 귀엽고 앙증스럽게 묘사되어 있다. 발갛게 홍조를 띈 인물들이 귀엽게 느껴진다.
He Qi, 무덤에 도착한 세여인, 2001, 작가 소장
위의 그림은 <무덤에 도착한 세여인>을 그린 것인데 이것은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난후에 처음으로 무덤을 찾은 세여인 즉 막달라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또는 요안나)를 가르키는 것이다. 막16:1 눅 24:10 이들에 의해 예수님의 부활하심이 제자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으므로 중요한 순간이다. 작가는 세 여인을 무덤으로 향하여 뛰어가는 모습으로 표현하였는데 나란히 달음박질하는 모습이라 적극적인 태도와 사모하는 마음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번에는 전체가 푸른색을 주조로 하고 있는데 각자가 예쁜 모자들을 쓰고 나아가는데 모자의 장식과 백합과 나비가 눈길을 끈다.
세 여인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작가는 운동감이 넘치면서도 모자와 의상 그리고 신발 등을 통하여 중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으며 나아가 동양적인 미를 화면 가득 발산하고 있다. 기독교 불모지인 중국 땅에도 He Qi를 통하여 중국적인 성화들이 등장하여 새로운 아름다움을 선보이게 되었다.
한정희 교수(홍익대 미술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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